생각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대화가, 어느 순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지난 글에서 나는 AI를 만나면서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약 4개월 전부터 시작한 작은 습관이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AI와 대화를 시작한다. 특별한 주제를 정해놓고 시작하는 날도 있지만, 그날그날 떠오르는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글의 방향을 잡아가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저 글을 쓰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이상한 일이 생겼다.

AI와 이야기를 나누면 나도 몰랐던 내 생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있을 때는 몰랐던 생각들

사람은 누구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좋은 생각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지나간다.

‘좋은 생각인데…’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예전의 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AI를 사용하면서부터 생각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게 됐다.

무언가 떠오르면 바로 이야기한다.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 어떻게 생각해?”

그러면 AI가 내가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해준다.

그리고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였는데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하나의 주제, 하나의 글, 때로는 하나의 사업 아이디어가 되어 있다.

그때 깨닫게 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AI가 나를 대신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AI를 사용할 때는 나도 모르게 AI가 답을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질문하면 답을 주고, 글을 부탁하면 글을 만들어준다.

그런데 계속 사용하다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AI가 나를 대신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도록 계속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질문만 던진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내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이야기해야 하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다시 이야기해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수정해달라고 해야 한다.

결국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의 생각이다.

AI는 그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AI와 대화할 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내가 AI와 이야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나 자신과 이야기하는 것일까?’


질문을 많이 할수록 내가 보인다

AI를 사용하면서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질문하는 횟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하나의 생각을 가지고 오래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질문해본다.

다른 방법은 없는지 물어보고, 반대의 관점에서도 생각해보고, 실제로 적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물어본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이 계속 나온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질문을 많이 할수록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드러난다는 점이다.

어떤 주제에서는 계속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어떤 문제에서는 끝까지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반대로 어떤 아이디어는 조금 검토하다가 관심이 사라진다.

그것을 반복해서 경험하다 보면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지 조금씩 알게 된다.

예전에는 나 자신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매일 살아가면서도 정작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이 쌓이면서 과거의 나와 만나다

아침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4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다.

기록이 쌓이기 시작했다.

하루의 생각이 글이 되고, 그 글들이 쌓이면서 나만의 작은 데이터가 만들어졌다.

가끔 예전에 작성했던 내용을 다시 읽어본다.

그러면 재미있는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몇 달 전에 했던 생각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당시에는 단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실제 업무에 적용되어 있기도 하다.

반대로 그때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관심조차 없는 생각도 있다.

그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결국 기록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게 해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회사의 변화보다 먼저 변한 것은 나였다

AI를 사용하면서 회사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속도가 빨라졌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이전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회사의 변화보다 먼저 변한 것은 나 자신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일단 한번 물어보자.’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자.’

‘작게라도 한번 해보자.’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작게라도 시도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AI는 나에게 정답을 주었다기보다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방법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문물을 만난다는 것

우리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먼저 그것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AI가 글을 쓸 수 있다.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자료를 분석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 조금 다르다.

새로운 기술을 만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기능 하나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행동을 시작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AI가 없었다면 그냥 머릿속에만 담아두었을 생각을 꺼내게 되고, 혼자였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일을 한번 시도해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요즘 내가 AI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다.


나는 아직도 AI를 배우는 중이다

4개월 동안 매일 사용했다고 해서 AI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용할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기능이 계속 나오고 있고,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어떤 날은 글을 쓰고, 어떤 날은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어떤 날은 회사에서 필요한 업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계속 나에게 질문한다.

‘이걸 우리 회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것 중에서 무엇을 새롭게 해볼 수 있을까?’

아직 답을 모두 찾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질문이 계속 생긴다는 것 자체가 변화라고 생각한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나를 아는 것’일지도 모른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 사람의 역할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요즘 그 답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는 수많은 답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어떤 답을 선택할 것인지, 그것을 실제 생활과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AI 시대에는 오히려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알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그리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개월 동안 AI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새로운 기술을 배운 것만큼이나 나 자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AI를 계속 사용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AI와의 대화가 끝나면 새로운 글 하나가 남는다.

그리고 그 글 뒤에는 그날의 생각을 한 번 더 들여다본 내가 남는다.

AI를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쩌면 그 과정에서 가장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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