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8월 15일, 제81주년 광복절이다.

매년 돌아오는 광복절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마음이 다르다.
50대 중반의 나이가 되고 나서 맞이하는 광복절이라서 그런지,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감사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그런데 오늘 문득 생각해 본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평범한 일상이 과연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일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자유와 평화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

지금처럼 자유롭게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었을까.
내가 원하는 일을 선택하고, 가족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금씩 깨닫게 된다.

젊었을 때는 이런 생각을 깊이 하지 못했다.

광복절이면 그저 공휴일이라는 생각을 했고, 태극기를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간절한 마음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보고, 세상을 조금 더 경험하고,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되면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놓았던 수많은 분들께 감사하고, 우리가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애써온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든다.

내가 이런 생각을 조금만 더 일찍 했더라면 어땠을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유와 평화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조금 더 일찍 들려줬다면 어땠을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열심히 일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다양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만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려줬다면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나 역시 젊은 시절에 일과 직장을 바라보는 마음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을지 모른다.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유와 기회를 이용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 사회에 조금이라도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일찍 했을지도 모르겠다.

늦게 깨달았지만, 지금부터라도

하지만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에서 어떤 깨달음은 젊을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살아온 뒤에야 비로소 마음에 들어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언제 깨달았느냐보다, 깨달은 뒤 어떻게 살아가느냐일 것이다.

50대 중반이 되어 맞이하는 오늘의 광복절.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자유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고, 평화도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평범한 하루 역시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 위에서 만들어진 소중한 삶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태극기를 바라보며 단순히 광복을 기념하는 날을 넘어,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에는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지금 너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다시 말해주고 싶다.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감사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감사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늘 8월 15일.

쉰여섯의 나이에 다시 맞이하는 광복절이
내게는 어느 해보다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하루다.